‘잠의 마법’ 수공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1차적 목표는 숙면(熟眠)을 통해 쾌적한 생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숙면을 취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긴장의 완화’이다. 신체의 특정 부위가 긴장이 되었다는 것은 마음 또한 상응하게 긴장되어 있는 것이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잡념이 끊이지 않는 것 또한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특히 손발이 차갑다는 것은 울체된 스트레스적인 요소가 뇌리 속에 잔존하여 잡념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때 열기 또한 머리 쪽으로 몰리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에서는 깊은 잠을 잘 수가 없다. 이러한 사람을 대할 때면 간단하게 일러주는 속성법이 있는데, 잠자리에 눕거나 버스 안에서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먼저 배꼽을 중심으로 한 복부에 마음을 집중하고 속으로 ‘긴장이완’이라는 구호를 되뇌이며 세 차례에 걸쳐 심호흡을 반복하게 한다. 그러고 나서는 마음을 발에 집중하며 말초신경이 몰려있는 발가락의 느낌은 물론 차가운지 따뜻한지 그 온도를 점검케 한다.
연이어 발등 발바닥 등 발 전체의 느낌을 마음으로 감지해보는 것이다.
마음을 발에 집중한 채 1분 정도 주도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
보면 발끝이 아린 듯 하거나 따끔따끔, 혹은 벌레가 기어가는 것처럼 스멀거리는 등 다양한 느낌을 감지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일체 다른 생각이 일어나지 않도록 발에 집중하려는 마음의 자세다. 처음부터 잘 될 수는 없다. 수족냉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해온 사람이라면 그만큼 쉽지 않다. 그러나 반복해서 하다보면 된다.
한 번은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70대 초반의 남자분과 상담한 적이 있다. 불안과 초조함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수면 중에도 서너 번은 깨어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러준 방법이 어디에서든 할 수 있는 긴장이완법이었다. 처음에는 집중이 되지 않아 내가 일러준 대로 마음속으로 발을 바라보며 ‘긴장이완’ ‘긴장이완’을 주문처럼 외면서 하였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도 모르게 잠속으로 빨려들어 간다는 것. 1년이 지난 요즘에는 낮 시간에도 주문을 걸듯 15분 정도 쪽잠으로 한결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념무상의 상태가 곧 강력한 치유수단이다
그렇다면 숙면(熟眠)이 왜 강력한 치유수단이 될까?
이는 바로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에는 램(REM: Rapid Eye Movement: )수면과 비램(non-REM)수면이 있다. 얕은 잠인 램수면 상태에서는 꿈을 꾸며 대뇌와 소뇌의 인식작용이 가동되지만, 깊은 잠인 비램수면 상태에서는 대뇌와 소뇌는 휴식기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 때 오직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뇌간’만이 대뇌와 소뇌의 다양한 정보로 인한 간섭 없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비램수면 중에는 대뇌와 소뇌에서 발생하는 온갖 잡념 등으로 인한 간섭이 없기 때문에 뇌간은 이 시간에 불필요한 정보를 지우고 몸 전체의 생리작용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체 각 부위를 원상으로 환원시키려 노력한다. 숙면 중에는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의식작용이 멈추기 때문에 ‘무념무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바로 이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생명력의 기본적인 소프트웨어를 가동하는 뇌간의 활발한 작용으로 잘못된 장기의 기능이나 오류가 난 인체의 유기적인 시스템을 복구하기 때문에 강력한 자가 치유력이 발동되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다양한 명상법이나 불교의 참선법은
바로 ‘무념무상’의 상태를 유도하기 위한 방법이다.
명상(冥想)이란 생각을 어둡게 하는 것, 즉 무분별하게 일어나는 온갖 잡념을 없애고
오직 한 생각에 머물며 대뇌와 소뇌의 인식작용을 최대한 억제시키려는 수행법이다.
참선(參禪) 역시 한 생각에 머물기 위해 화두(話頭)를 잡고서
일체 다른 생각이 일어나지 않도록 집중하는 법이다.
명상이나 참선이 심신(心身)의 건강법으로서 각광받는 이유가 바로 대뇌와 소뇌, 그리고 뇌간의 역할을 이용한 ‘대뇌와 소뇌 잠재우기’나 다름없는 것이다. 누구나 대략 하루 8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비램수면 상태의 ‘깊은 잠’인 숙면을 취하느냐 못 취하느냐에 달려있다. 강력한 자연 치유력이 숙면 시에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손발이 따뜻해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숙면에 들려고 해도 수시로 깨어나니 어쩔 도리가 없다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이럴 때 알려주는 1차적 방법이 상기된 열을 내리기 위해 족욕(足浴)이나 수면용 양말을 착용하고 잠자리에 들게 하는데, 그것마저 통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상담자 중에 50대 중반의 여성분이 있었는데, 얼굴에 핏기도 없고 손발이 차가워 손잡는 것마저 꺼려할 뿐 아니라 설거지를 할 때 어쩌다 물방울이 복부에 튀기라도 하면 소스라치게 놀란다는 거였다.
그래서 잠자기 전에 반드시 족욕을 하고 수면용 양말을 착용할 것을 권했다.
그런데, 일주일 후에 와서는, “선생님이 일러주신 방법들을 동원하는데도
숙면은 고사하고 여전히 자다 깨다를 반복하니 죽을 지경입니다.
그렇다고 수면제를 더 먹을 수도 없고, 뭐 좀 센 방법이 없을까요?”
“그렇다면, 극단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의자용 전기장판을 이용하세요.
몸 전체를 따스하게 하는 것보다도 발만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소형장판을 잠자리에 들기 전에 미리 켜두고 주무셔 보세요.”
그랬더니, 일주일 후에 오셔서는 방긋 미소 지으며
“왜 그리 쉬운 방법을 몰랐지요!” 그러신다.
누구나 발이 따뜻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숙면은 곧 몸이 편안하게 이완된 상태에서 들 수 있는데,
발이 따뜻하지 않고는 몸이 이완이 되었다고 할 수 없다.
즉 말초신경이 몰려 있는 손발을 따뜻하게 하면
머리로 상기된 열이 내릴 뿐만 아니라 몸의 긴장도 자연스럽게 풀리는 것이다.
혹여 숙면을 취할 수 없다면, 이러한 방법을 동원하고 익숙해지면
점차적으로 마음을 운용하여 발목 이하의 느낌을 살피는 방법을 활용하자.
이와 함께 발바닥 중앙의 용천혈로 호흡하는 종식법(踵息法)을 동원하는 것이
숙면을 취하고 , 숙면을 통한 건강을 확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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