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한 치의 허점도 보일 수 없는 삭막한 현대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취미생활이자 스트레스 분출구입니다. 하지만 오디오를 하다보면 본래의 목적은 어디론가 간 곳이 없고 오히려 더 많은 스트레스와 잡념에 사로잡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더 좋은 소리 더 많은 음장감 조금이라도 사실적인 소리를 찾다가 보면 어느새 가벼워져 버린 주머니와 마이너스 깊숙한 세계의 나락으로 빠져들어간 통장잔고를 확인할 수 있을 껍니다. 그러한 부작용의 폐해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많은 동호회활동과 구걸 청음도 마다 않고 다니는 많은 오디오 매니아님들을 위해서 못쓰는 필력이지만 글을 한자 써봅니다.
얼마 전 제가 취미로 활동하고 있는 대전 충청 지방의 오디오 동호회, 일명 대충당에서 창립 7주년 기념으로 우리가 흔히 보는 중저가의 북셀프 스피커를 중심으로 비교시청회를 한적이 있습니다. 기념식이라고 거창한 것은 아니고.. "그냥 한번 모여서 남자들 수다(?)나 떨어보자는 의도가 더 강하지만요......^^

▲이번 행사에 참가한 선수들입니다. 총 7점의 스피커가 출품이 되었는데 그 중 일반적인 북셀프가 6개 그리고 글을 쓰고 있는 필자의 풀레인지가 하나 나왔습니다. 6개의 스피커는 나란히 진열이 되어있지만 마지막 풀레인지는 스피커의 독특한 특성상 청취자의 바로 앞에 자리를 하여서 사진에는 빠졌습니다.
모임의 최고 골수회원이자 정말 연구해볼 가치가 있는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고 자타가 공인하는 충청권 최고의 오디오 귀신(?)이신 이영기님의 개인 칭취실에서 행사를 개최하였습니다. 사방에 널 부러져 있는 고가의 빈티지 기기들이 발에 채이고 있습니다.^^ 방음시설도 완벽하여 그야말로 개인들이 꿈에서나 그릴 수 있는 청취환경을 가지고 있더군요.

▲비교청취에 사용된 프리앰프입니다. 많은 프리앰프들이 보이지만 이중 사용된 것은 좌측열 위에서 두 번째인 마란츠 #7를 딱 하나 사용하였고 소스기기로는 역시 중저가형 마란츠 CD-7300으로 하였습니다. 좌측 최상단에 묘한 자세로 놓여있는 기기는 마지막 선수인 풀레인지 스피커를 위한 소출력 텔레풍겐리시버입니다. 프리시젼 피델리티 C4, 마란츠 #1, 맥킨 C20등의 많은 빈티지 프리가 부록으로 보입니다. 나중에 작동여부를 확인해봤는데.. 전기는 다들 잘 들어오더군요.....
바닥에도 다수의 턴테이블을 포함한 고가의 기기들이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지만 지면관계상 생략을 하였습니다. 갑자기 밤에 혼자 한번 들어오고 싶은 충동이 생기더군요...

▲파워앰프들입니다. 많은 고가의 기기들이 보입니다. 하지만 역시 여기서도 사용된 것은 맨 위에 있는 인켈 MD2200을 사용하였습니다. 주인장의 펌뿌인 패스, 맥킨, 알텍 등의 파워들이 굴러다니지만.... 역시 사용은 하지 않았고 행사가 끝난 후 맛보기로 들어보았습니다. 전 자주 듣는 편인데도 상당히 좋더군요...

▲비청에 사용된 파워앰프의 스펙입니다. 인켈제품으로 채널당 160와트의 출력이 나옵니다. 보통 입출력 임피던스의 언발란스로 진공관 프리와 TR파워는 잘 매칭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인데 이번에는 이런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매칭을 하였습니다. 왜냐???? 우리는 대충당이기 때문에.... 아래에 복잡한 결선이 보이는 기기는 주인장이 역시 펌뿌용(?)으로 디스플레이해놓은 패스 파워앰프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우겨서 다 전기 먹이고 돌아왔습니다.^^
비교시청을 위한 음악은 많이 듣는 익숙한 음악들을 짜집기로 약 3분에 걸쳐 편집을 하였습니다. 도입부분은 대규모 활 부대와 팀파니의 협주로 시작하여 스피커의 전체적인 스테이징과 발란스를 확인할 수 있게 하였고 곧 이어 가냘픈 현의 독주가 나타납니다. 이 부분이 끝나면 초저역의 북소리와 기타소리가 나오면서 서양 디바의 허스키한 보컬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피아노 반주가 나오면서 타건음을 확인하고 "가스~~음속~~에 스며드~~는 고독에 몸부림칠때~~~~" 하면서 스피커가 몸부림을 본격적으로 칠라고 할 때..... 음악이 딱!!!!!!!!!!!!!!!! 끝납니다. 누가 선곡하고 편집을 하였는지 정말 사람 허무하게 만들더군요... ㅡㅡ
하여간 본론에 들어갑니다........

▲인피니티 북셀프입니다. 10인치 우퍼가 들어가 있고 정확한 모델명은 모르겠고 레퍼런스 시리즈가 아닐까 하고 추측을 해봅니다. 2웨이인 것은 확실합니다.^^ 필자의 안목을 꾸짖어주세요.

▲뒷모습입니다. 역시 모델명을 확인할 수가 없더군요.... ㅡㅡ
첫 느낌은 전체적으로 퍼지는 풍성한 음장감은 좋았습니다. 현의 표현 전달력은 조금 딸리지만 이어지는 깊은 저역의 맛은 상상이상이었습니다. 북셀프가 저런 소리를.... 물론 음량은 충분히 올려야 하므로 이런 저역의 맛을 일반 가정에서 맛보려면 얼굴에 10미리 철판을 깔아야 하지만요... 피아노의 타건과 북소리는 조금 단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기더군요. 중역의 보컬의 소리는 중간정도였습니다. 중고가가 얼마에 돌아다니는 지는 몰라도 최소한 자기 역할은 충분히 하는 스피커였습니다.

▲비청에 나온 스피커 중 3발짜리로는 유일한 제품입니다. 필립스 FB815입니다. 8인치 우퍼, 4인치 중역, 그리 18미리 돔 트위터가 달린 3웨이 스피커로 가장 키가 크네요.

▲연결부는 바나나단자를 연결할 수 있게 되어있고 벨기에에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저역은 다른 스피커보다 많이 내려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중간정도 실력의 소리가 나고 그중 보컬과 현의 소리가 조금 나아 보였습니다. 3 웨이가 자칫 산만해지는 느낌을 줄 수 있는데 최소한 그런 염려는 없었습니다. 상당히 정갈한 소리가 났습니다. 튀어나오지도 않고 그렇다고 한 대역이 꺼지지도 않는 평범하면서도 무난한 소리......

▲유명한 미국의 AR-6입니다. 2웨이이고 흡음제 교체와 트위터의 수리경력이 있습니다. 우퍼의 형태로 보면 초기형으로 보입니다. 모양만 봐서는 갖다 버리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아파트 분리수거장이나 고물상에서 이런 비슷한 것을 보면 꼭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하다 못해 통이라도 쓸모가 있거든요...^^
음악의 도입부에 나오는 대편성의 음장감이 단숨에 청취실을 곽 채워서 휘어감아 버립니다. 이어서 나오는 AR의 특기인 현의 독주.... 잠깐 무아지경에 빠졌습니다. 저역의 표현력도 훌륭합니다. 특히 저 밑바닥에서 울컥 올라오는 듯한 대북의 표현은 정말 죽여주더군요. 명불허전입니다. 수리 전에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피아노의 타건은 그 끊어짐의 절도감이 조금 떨어지지만 이어서 나오는 애간장을 긁어 버리는 여성 보컬의 중역소리에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습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AR을 극찬하는 이유는 물론 소리 좋습니다.........저도 두조나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스피커의 주인장이 이 모임의 최고 운영자이십니다...........^^ ㅋㅋㅋ

▲네 번째 출전선수는 정체불명의 스피커입니다. 주인장이 7, 8년전에 자작을 하신 것이고 시간관계상 그리고 기술적인 한계로 인크루져의 마감을 미쳐 못한 핑계 아닌 핑계로 소개하더군요... 외형은 조금 컨트리풍이고 다인 6인치 우퍼가 달린 것은 알겠는데 고역의 유니트는 주인장도 기억을 못하고 있습니다. 몇 년전 수술을 받으셨다는데.. 부작용이 크긴 큰가 봅니다.... 우리모두 건강합니다!!!!!!!!!!!!!!!!!!!^^
생긴 것은 솔직히 조금 그렇더군요.. 전 솔직히 스피커보다 그것을 떠 받히고 있는 삼일스탠드에 더 눈이 갔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음악이 흘러나오자 다인우퍼에서 쏟아져 나오는 풍성한 음장감과 깊은 저역의 소리가 "저 구닥다리 엉성한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 맞아???" 하는 웅성거림이 여기저기서 들리더군요.. 피아노의 절도 있는 소리도 맘에 들고 다만 현의 소리나 보컬의 애절함이 떨어지고 조금은 거친듯한 소리가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중역이 가라앉는 듯한 뉘앙스를 보였습니다. 주인장도 이것을 눈치채고는 바로 비�회가 끝나고 대출력 파워앰프인 패스 305.5에 몰려서 다시한번 들려주더군요... 역시 다인우퍼는 대출력에 물려야 자기 실력을 발휘한다는 고수님들의 말씀이 확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전 영역에 별표 하나씩 추가하려다가........ 홈그라운드 어드벤티지를 너무 많이 주는 것 같아서 처음 점수로 밀고 나갔습니다. (아무리 주인장이지만 .......... 저도 아부(?) 정도껏 할랍니다.........^^)
다음 스피커의 소개를 들어가기 전에 6번 스피커 받힘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미국에서 직접 공수한 신품같은 AR-2입니다. 이 곳 쥔장의 청취실 환경이 보통 이럽니다... 에궁.........ㅡㅡ

▲크리스오디오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CS-601모델입니다. 크리스의 전용우퍼인 스캔스픽 6인치와 모렐 트위터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다고 평을 하는 제품이죠. 다만 스피커 주인이 아이들의 테러로 한쪽 유닛의 상태가 별로 안좋다는 부연설명을 하였습니다.

▲후면으로 위상반전형입니다. 스피커 앞에서 턱 내밀고 폼 잡고 있으신 분은 신경 안써도 되고 스피커만 보세요....^^
스캔스픽우퍼는 다인우퍼만큼 울리기 힘들다고 합니다. 피아노솔로소리와 보컬 그리고 현같은 중역의 소리는 인켈파워앰프에서도 충분히 자기 실력을 발휘하는 것 같았지만 전체적인 음장감이나 저역의 소리는 그리 탐탁치 않았습니다. 테러를 당한 유닛의 문제인지 앰프의 출력이 부족해서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대출력의 패스 파워로 바꾸어 소리를 밀어주었더니 왼쪽 스피커에서 찌~~~~지~~~지~~ 하는 사망 일보직전의 현상이 나타나 청음을 중단하였습니다. 역시 아이들의 테러는 무섭습니다. 어떻게 겉은 멀쩡하게 골병만 만들었는지....... 거의 전문적인 조폭 수준입니다. 그려.............. 이놈은 담날 택배부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마지막 북셀프인 독일의 HECO 의 인테리어200이라는 모델입니다. 별 정보가 없네요. 저도 역시 경헙이 없는 스피커입니다.

▲뒷면을 봐도 별로 아는 글자가 없네요... 허용입력이 60-90와트, 임피던스가 4옴이라는 정도........ 아하.. GERMANY라는 글자는 알겠네요.........^^
최소 허용입력이 60와트로 표기가 되어서 과연 그렇까 하는 생각에 울려보았습니다. 인켈앰프와는 거의 상성이 맞지 않는 소리가 나더군요.. 곳곳이 빈 듯한 소리와 풀어진 저역.... 하지만 대출력인 패스앰프를 물리니까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입니다. 이 스피커는 완전히 전기먹는 하마같은 스피커더군요.. 흐트러진 바란스와 푹 쳐진 중역의 소리까 뽀송뽀송하게 살아나면서 독일사운드 특유의 칼같은 음상이 나타납니다. 마치 여성가수가 바로 앞에서 "진작 센놈 붙혀주징!!!!!" 하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는 듯한 착각에 빠지더군요. 역시 북셀프는 제대로 울리려면 센놈을 붙혀야 합니다........ㅡㅡ

▲마지막으로 필자가 내놓은 텔레풍겐 8인치 풀레인지입니다. 빨간배꼽이 잘 보이질 않네요..^^ 평판에 붙혔습니다.

▲텔레풍겐이라는 각인이 선명합니다.
여기서 크리스에 이어서 또한 번의 사고가 날 뻔합니다. 풀레인지라는 것은 일반 네트워크 스피커의 고역, 중역의 소리의 단절감이 없고 중역위주의 치밀한 음색을 소출력의 싱글앰프에서 표현하는 주특기를 가졌는데 테스트 음원이 대편성에서 초저역의 북소리까지 포함이 되어서 혹시나 사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더군요. 거기다가 평소 8와트의 싱글에서도 악을 악을...쓰면서 생떼를 부렸는데 채널당 15와트의 초대형 거물(?)까지..... 하여간 물렸습니다. 그리고 틀었습니다... 초반부의 대편성의 관현악이 터져 나오자 처음 맡아보는 뜨거운(?) 전기맛에 이놈의 스피커가 정신을 못차리더군요... 빵!!!!하는 북소리에 스피커도 덩달아 빵!!!!!하고 터져 버릴까바.. 조마조마.. 하여간 초반의 위기는 넘어가고 바이올린 솔로가 나오자 드디어 실력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이어서 나오는 대북소리에 거의 녹초가 되어서 바들바들 떨면서 애처로운 눈빛으로 살려달라고 애원을 합니다.... 저도 순간 창피함을 무릅쓰고 볼륨의 낮추라고 소리 질렀습니다... 체면이고 뭐고 없습니다. 사망하면 저만 손해입니다.......ㅡㅡ 그부분은 일단 넘어가서 피아노와 보컬은 그런대로 소화를 하더군요.. 그런데... 좀 실력발휘할라고 했더니만... 곡이 끝나버리더군요.. 하여간 대회가 열린다고 하길래 미인대회인줄 알고 멋부리고 비키니 딸랑 하나 입혀서 데리고 간 몸매좋은 아가씨인데 실제로 대회장 가봤더니 해병대 유격훈련경연대회더군요.^^ 에궁.... 행사 끝나고 저 집에 와서 이 스피커 맛이 갔는지 밤새도록 확인했습니다.......ㅡㅡ

북셀프 비청회가 끝나고 2차로 본격적인 청취실 주인장의 염장성 기기 설명과 각종 스피커 청취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부분의 지면상 생략을 하였고... 솔직히 배도 아프고 손도 아프고 나중에 쓸랍니다........^^
주인분의 빈티지 오디오의 청취를 앞두고 간단한 기념행사를 가졌습니다. 모든 오디오매니아의 꿈인 전용 청취실을 마련하고 이런 행사의 장소까지 제공하신 주인장(가운데 분)에게 축하와 감사를 드리고 멀리서 오셔서 다식한 오디오 정보도 알려주시고 진행까지 훌륭하게 하신 사회자님 그리고 엉덩이가 이쁜 우리 회장님.....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워낙 오디오의 내공이 일천하여서 표현이 적절하였는지 모르겠네요. 이해해 주세요.......^^ 대전에서 시행한 북셀프스피커 비교청취회글쓴이: 이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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