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숯불에 굽는 양꼬치, 이런 고소함이?

꿈에그린 2008. 1. 8. 09:54
 

<맛객의 맛집> 어제는 약속이 있어 서울에 나갔습니다. 나간 김에 맛집탐방이나 하고 오자고 맹세를 했습죠. 동대입구 전철역에서 태극당 방향으로 나오면 ‘송원’ 이라는 고깃집이 있는데요. 이 집 고기 맛이 기가 막히게 좋습니다. 석쇠구이 삼겹살은 마치 뜨거운 아이스크림을 먹는 듯합니다. 가격이 세다는 게 문제이긴 합니다만 분위기 죽여주니 그만한 값을 하는 집이죠.

 

이 집을 오늘의 목표물로 잡았다가 말았다가.... 변덕이 아주 심하죠?  결국 가격의 압박으로 인해 ‘장충동진두부집’으로 목표를 긴급 수정했습니다. 이 집 음식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메뉴판 사진을 찍는다고 정색을 하는 아저씨가 유쾌하지 않아 소개는 나중에 하기로 하구요. 대신 동대문양꼬치집으로 통하는 동대문양육관점(東大門羊肉串店) 탐방기를 올리겠습니다.

 

1차로 간 장충동두부집을 나와 2차 목표물로 잡은 곳은 동대문에 있는 허름한 실내포차.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실패라는 느낌이 들더니 역시 틀리지 않은 예감. 이런 예감은 적중률이 떨어질수록 좋은데 말이죠. 오늘은 맛집탐방이 실패로 끝나나 싶은 순간 이 집 들어오기 전에 봐 둔 양꼬치집이 퍼뜩! 순간 3차 목표물이 정해진 셈이지요.

 

 

(동대문양육관점의 출입구. 1호선 동대문역 4번출구로 나와 독일약국을 끼고 돌면 보인다)

 

이 집은 맛집으로서 지리적 조건이 참 좋습니다. 교통편과 더불어 찾기도 쉽거든요.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4번 출구로 나와서 바로 보이는 독일약국 2층에 있습니다. 그래도 못 찾는 분은 전화문의. 이 집을 들어간 이유는 호프집에서 뻔할 뻔자인 안주에 맥주를 마시느니, 양꼬치집에서 1만원 대의 요리에다 마시는 게 낫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빈자리 없이 들어선 손님들이 맛객을 놀래 킵니다. 이정도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는걸? 안쪽으로 들어가니 방이 있고 다행히도 빈 테이블 하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네요.

 

 

(양꼬치 1인분 7천원)

 

 

(양힘줄 1인분 7천원)


양꼬치집들이 대부분 영세하고 허름한데 반해 이 집은 제법 깨끗해 보입니다. 해서 원래 계획을 수정 양꼬치 1인분과 양힘줄 1인분을 주문했지요. 가격은 각각 7천원씩 합니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잠시 메뉴판 구경이나 해 볼까요? 듣도 보도 못한 음식들이 50여 가지가 넘는 듯합니다. 근처에 산다면 자주 들러도 질리지 않을 정도도 많은 메뉴죠. 주위 분위기를 살펴보니 처음엔 꼬치구이로 시작해 요리로 마무리를 하는군요.

 

 

(기본으로 나오는 건두부무침, 고수나물이 얹어져 있다)

 

 

(보시다시피 활성탄이 아니고 숯불이다. 좋은 점은? 숯불에 구우면 고기가 느끼하지 않다. 고소하기까지 하다)

 

 

(꼬치가 나오면 센불에서 초벌구이를 한다)

 

숯불에 굽는 양꼬치, 느끼하지 않아 굿!

자~ 땅콩볶음, 오이무침, 건두부면무침 등이 차려집니다. 곧이어 불도 오구요. 손님들이 많다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군요. 다른 양꼬치집에서는 대부분 육각형의 막대에 구멍이 뚫린 활성탄을 사용하는데 이 집은 참숯입니다. 고기 맛이 달라지겠죠? 자글자글... 익는 게 벌써 숯불 값을 합니다. 양 꼬치는 너무 익어 육즙이 빠지거나 식으면 맛도 숨어버리죠. 처음엔 초벌구이만 해 두고 먹을 때 한 꼬치씩 구워 바로 먹어야 합니다.

 

 

(자글자글....)

 

  

 

(지글지글...)

 

고기 맛이 우수합니다. 고기는 씹어야 맛인데 씹는 맛이 있습니다. 신선해서 그런지 육즙도 풍부하게 들었을 뿐 아니라 고소합니다. 결정적으로 양고기 특유의 노린내가 부족해서 느끼하지가 않네요.

 

 

(고춧가루와 쯔롼)

 

 

(고기에서 기름이 자글자글 끓고 있을 때 먹어야 가장 맛있다)

 

 

 

(이렇게 찍어서 먹는답니다)

 

양꼬치는 조미고춧가루에 찍어먹는데요. 취향에 따라  쯔롼(향신료)을 첨가하기도 합니다. 처음 먹는 분은 샴푸 냄새 비슷해 거부감 들 수도 있으니 일단 맛을 보고 첨가하는 양을 결정하세요.

 

맛객은 쯔롼 없는 양꼬치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좋아하는 향신료입니다. 이 집 쯔롼의 상태가 양호해 선명한 향기가 느껴집니다. 맛도 진하구요. 양꼬치에 비해 양 힘줄은 딱딱하고 질긴 게 가끔 있어 다음부턴 주문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빈 꼬치에는 마늘을 꽂아 구워먹는다)

 

 

 

(여러분은 어린 시절 아궁이에다 마늘을 구워먹던 추억  있나요? 그 시절을 추억하며....)

 

고기를 먹고 남은 빈 꼬치에는 마늘을 꽂아 구워 먹어야겠죠? 마늘을 좋아해서 그런지 보통 5꼬치(약 60개)는 구워먹어야 직성이 풀립니다. 고소하고 매콤한 양꼬치구이에 칭따오 맥주를 마시다 보니 어느새 밤이 깊어집니다. 아쉽지만 오늘 맛보지 못한 요리들은 다음을 기약해야겠네요.

 

옥호 : 동대문양육관점(東大門羊肉串店)

전화 : 02) 766-9388

메뉴 : 양꼬치 7천원, 양힘줄꼬치 7천원, 훠궈 3만원, 마파두부 9천원 등.

위치 ; 1호선 동대문역 4번출구로 나와 바로 보이는 독일약국 2층

영업시간 : 정오 12시~새벽 1시 (연중무휴)

 

2007.8.8 맛객(블로그= 맛있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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