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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과의 전쟁

꿈에그린 2009. 5. 7. 08:46

살과의 전쟁

볼록하게 튀어나온 뱃살과 이중 턱을 보며 한숨 짓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살을 빼겠다고 아침을 굶기도 하고 단식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다이어트 식품을 먹는 사람, 성형외과를 찾아가 지방 흡입 수술을 하는 여성 등 난리다.특히 여성들은 몸매에 대한 집착이 거의 광신적이다. 날씬한 몸매가 성적 매력을 담보하는 가장 확실한 무기(?)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비만은 성인에서만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점점 증가하고 있어 가히 '살과의 전쟁 시대'라 할만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비만은 이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의 차원을 넘어 신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풀어야 할 현대인의 과제가 되었다. 비만도 에이즈나 암처럼 심각한 질병으로 취급돼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세계인구가 비만해지는 경향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비만은 분명히 '치료가 필요한 병'이라고 하였다.

비만이란 의학적으로 체내에 지방이 필요이상으로 많은 상태를 말하는데, 섭취에너지량이 소비에너지량보다 많아서 나머지 에너지가 체지방으로 변하여 피하 등 조직에 축적되어 체중이 표준체중 이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다.

비만을 측정하는 방법에는 표준체중 계산법, 체질량 지수법, 피부주름두께 측정법, 복강내 지방의 양을 재는 전산화 단층촬영법(CT) 등이 있으나 이중 가장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cm단위로 측정한 키에서100을 뺀 다음 0.9를 곱하여 표준체중을 구하고 표준 체중보다 통상 20%이상 초과하는 경우를 비만증으로 진단한다.
여성인 경우는 30%이상일 때를 비만으로 친다. [표준체중 = (신장 - 100) x 0.9]

그러나 이러한 계산적 수치의 비만도는 신장과 체중과의 관계에만 기초를 두고 있어 소위 '외견상의 비만도'라고 보는 것이 옳고 실질적으로 정확한 비만도를 어느 만큼 나타내고 있느냐에 대하여는 아직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

체질량 지수법은 키와 체중을 이용하여 비만의 정도를 평가하는 것으로서 Kg단위로 측정한 체중을 m단위로 측정한 키의 제곱으로 나누어준 값인데 세계 공통지표로 쓰인다. 이를테면 체중이 90Kg이고 키가 180cm인 사람의 경우 (90÷3.24) 비만지수는 27.7이 된다. 체질량 지수가 25∼26 이상이면 각종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30 이상이면 명백한 비만으로 각종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이 일으킬 수 있는 질병으로는 고혈압, 고지혈증, 중풍, 협심증, 심근경색증, 동맥경화증, 당뇨병, 지방간, 기능성 위장장애, 담석증, 월경불순이나 불임, 유방암과 자궁내막암, 직장암, 전립선암, 퇴행성 관절염 등이다.

특히 복부비만(내장형 비만)인 경우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당뇨병, 고지혈증 등 성인병이 생길 위험이 높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복부비만은 전산화단층촬영으로 복강내의 지방량을 측정하여 진단하지만 간단한 방법으로 허리둘레와 둔부둘레의 비(허리둘레 ÷엉덩이둘레)를 측정해서 여성에서는 0.85∼0.90 이상, 남성은 0.9∼1.0 이상일 때 복부비만 또는 남성형 비만이라고 하며, 요즘은 허리 둘레만으로도 복부비만을 더 잘 예견한다고 한다.

'허리띠가 길어지면 수명이 짧아진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복부비만을 가장 의미 있게 잘 표현한 것이다. 허리둘레가 남성인 경우 36∼37인치 이상, 여성은 31∼32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일 가능성이 높다.

비만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피부 바로 아래에 지방이 쌓는 피하형 비만으로 성인병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 문제가 되는 내장형 비만은 성장기나 젊어서 말랐던 사람이 30대 후반 들어 체중이 늘 때 팔다리는 가늘면서 배에만 살이 찐 형태이다. 비율로 보면 피하형 비만이 10∼20%이고 내장형이 80∼90%이다.
내장형 비만은 뱃속의 지방질이 핏속으로 녹아 들어가 혈중 지방산이 증가되고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동맥경화가 촉진된다. 또한 췌장에서는 인슐린 분비가 증가되어 고인슐린혈증이 생긴다. 인슐린은 혈당을 내리는 작용을 하지만 인슐린이 많아지면 식욕을 증가시켜 비만을 더욱 비만케 한다. 일단 비만이 되면 좀처럼 살이 빠지지 않고 먹는 양이 많지 않아도 비만이 계속되는 것은 이런 연유를 갖고 있다.

또한 살이 많이 쪄 지방조직이 늘어나면 핏줄도 많아지기 때문에 혈압이 높아지고 심장이 약해져 조금만 무리하거나 운동을 해도 숨이 차고 쉽게 피곤해 진다. 또 비만은 요통이나 관절통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얼마 전만 해도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빈곤의 시절이 오랫동안 이어져서인지 비만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적당히 살이 찐 사람들에 대해「복스럽게 생겼다」느니 「부잣집 맏며느리감」, 「사장 같다」느니 하는 칭송이 좋게 들렸다.
그러나 생활수준의 급격한 향상은 이런 통념들을 단숨에 바꾸어 놓았다. 40세 이상 성인의 37.2%가 비만이며, 초·중·고교생 가운데 정상보다 50% 이상 더 나가는 고도비만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배가 나온 군의 장교나 대기업 중역들은 진급이나 승진은커녕 아예 퇴출 대상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여중·고생 44.7%가 정상 체중이거나 정상을 밑도는 데도 85.1%가 자신의 몸이「뚱뚱하다」고 생각하고 그 중 57%의 학생들이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등 바야흐로 비만을 금기시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비만증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우리 나라에는 없으나 서구에서는 성인 남녀의 30∼40%를 차지하는 흔한 질병이다.
비만의 원인은 다양하다. 과거에는 정신적으로 오는 질환의 일종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지금은 많은 연구에 의하여 유전이나 대사, 내분비관계, 환경, 정신적 인자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됨이 밝혀졌다.

그러나 비만은 뭐니뭐니해도 환경적으로 오는 영향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생기는 군살이 대부분이다. 과식과 결식을 반복하는 불규칙한 식사습관이라든지, 고 칼로리 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선호하는 등 몸에서 필요로 하는 칼로리보다 많은 양의 칼로리를 섭취하고 이 것을 모두 처리하지 못하는 생활에서 많이 온다.
게다가 걷거나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고 짧은 거리도 항상 차를 이용하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등 기초대사율이 낮아 비만해 진다. 몸을 적게 움직이면 소비 에너지가 적어질 뿐 아니라 대사이상이 발생하고 과잉 에너지가 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이다.

특히 60∼70대의 노인들은 젊은이들에 비해 잉여 칼로리 처리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과식에 의한 음식물이 그대로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60세 이상이 되면 잉여 칼로리를 저장만 하고 연소시킬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만 치료에는 왕도가 없다. 비만을 줄이는 길은 꾸준한 식사조절법과 적당한 운동뿐이다.
잠자기 직전 먹은 음식은 고스란히 뱃살로 간다. 밤에는 복부비만을 초래하는 효소(리포프로테인 리파제)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소주 1잔의 열량은 밥 두 공기보다 많다. 게다가 술은 포만감을 느끼는 뇌 기능을 마비시켜 폭식을 부른다.

살을 빼는데 도움이 되는 식사습관을 길러야 한다. 평소보다 20∼25% 가량 덜먹는 식사습관을 길러야 한다. 가정에서의 식사조절은 지방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을 피하고 과일이나 채소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게 요령이다.
외식은 횟수와 식사량을 줄여야 하며 맛있는 음식을 먼저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

비만을 치료하는 '행동수정요법'이란 것이 있는데 이는 나쁜 식사 습관을 바로잡는 일종의 자기통제 훈련을 말한다. 몇 가지 예를 들면,
* 식사시간이 30분 이상 되도록 꼭꼭 씹으며 천천히 먹는다.
* 텔레비전 시청 등 다른 일을 하면서 먹지 않는다.
* 식사 장소를 한 곳으로 정해 먹는 것은 그곳에서만 한다.
* 더 먹고 싶은 생각이 들면 5분 정도 기다려 생각해 보고 먹는다.
* 식사 일기를 써서「자기 감시」를 하고 계획에 따라 먹는다.
* 한 끼에 몰아서 식사하지 말고 밤늦게 먹지 않는다 등등이다.

비만을 치료하는 많은 전문의들은 요즘 유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살 빼기 비법은 지방을 줄이는데 큰 효과가 없고, 건강만 해치니 잘 사용하여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다이어트 식품은 식사 조절을 잘 하지 못해 비만한 사람을 위한 식사 대용품이다. 식사요법의 보조 방법으로 사용하면 좋지만 식사를 하지 않고 그것만 먹는다면 급격한 체중감소를 유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복부 팽만감,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더욱이 단식이나 다이어트는 '요요현상'이란 것이 있어 정상 식사로 돌아가는 순간부터 체중이 다시 불어나게 된다. 다이어트 식품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전문의사의 상담과 정기적인 의학적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비만도가 30%를 넘거나 5Kg 이상 체중을 줄이려면 병원을 찾는 게 현명하다. 다이어트란 본래 식이요법을 뜻한다. 그러나 지금은 「살 빼기」를 지칭하는 말이 되어 버렸다.
또한 체중을 줄이는 데에는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 모두가 도움이 된다. 유산소 운동은 지방을 연소시키고 심폐기능을 개선시켜 주는 효과가 있으며, 무산소 운동은 지방도 없애고 근육의 양을 늘려 기초대사율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운동 종목을 선택할 때는 우선 본인의 신체상태를 고려하여야 되는데, 무릎에 관절염이 있거나 비만이 심한 경우에는 등산이나 에어로빅, 달리기 등은 피하는 것이 좋고 걷기나 실내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바람직하다. 윗몸 일으키기를 열심히 하면 뱃살이 빠진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복근을 강화시키는 효과는 있어도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는 매우 적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아랫배, 몸통, 팔, 다리, 얼굴 순서로 살이 찌며 빠질 때는 그 역순이다. 따라서 뱃살은 항상 마지막에 빠지며, 뱃살만 빼는 운동은 없다는 게 정설이다.
운동의 강도는 땀이 약간 날 정도로 30∼50분이면 적당하고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일주일에 3∼5일 정도 운동하는 것이 좋다. 체중 조절에 성공하려면 지속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다.

한편 살 빼기에는 '걷기 운동이 최고'라는 학설도 있고 또 느린 걸음이 더 많은 지방을 연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비만으로 고민하고 있는, 많이 걸어야 하는 직업이나 혹은 취미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미국 미시건 대학의 운동학 교수 카타리나 보이러 박사는 평균체중이 74Kg인 50∼65세의 여성들에게 하루 5Km 걷기 운동을 시속 3Km와 4Km의 두 그룹으로 나누어 8개월 동안 시행해 본 결과, 시속 3Km로 걸은 사람들이 4Km 그룹보다 체지방이 더 많이 연소됨을 밝혔다.
그는 느린 속도로 걸을 때 지방 연소량이 많은 것은 느린 걸음이 더 많은 산소를 근육에 전달하여 지방과 탄수화물을 산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솝의 우화에서 '토끼와 거북이가 겨룬 달리기' 이야기는 비만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적절한 지침이 될 것 같다.
비만 치료는 거북이와 같은 끈기가 요구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