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도 벌써 슬그머니 두달이 지나가 버렸다. 계절이 한번 바뀌고 따뜻한 봄이 오는 3월. 땅에서 새싹이 돋고, 산에는 산나물이 파르파릇 올라오기 시작한다. 달콤하게 무친 달래나물, 은근하게 끓인 쑥국 등 봄에는 봄나물이 우리네 입맛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봄나물에 관한 맛을 찾는 중에 단숨에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음식이 생겨 버렸다. 국내 최고 1++등급의 한우.
고기의 맛은 계절을 타지 않는다지만, 생명이 피어나는 봄이 오면 더욱 육질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필자만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보통의 소들은 어느정도의 레벨에 올라서면 1등급의 판정을 받고 거래한다. 하지만 1++ 등급의 소는 10마리중 1마리 정도 꼴로 나오기 때문에 먹기도,
구하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1++등급의 안동 한우의 맛과 놀랄만한 인테리어.
지금부터 깜짝 놀랄 각오를 하고 스크롤을 내려보자.
정 포
정포 솥 정(鼎) 배부를 포 "솥에 밥을 해서 여럿이 나누어 배가 부르게 먹는다" 이름부터
매력적이다. 여러사람이 나누어 먹는 다는 의미의 정포.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독특한 화로를
볼 수 있다. 고기집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와인 바에 온 느낌처럼 어둡고 세련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심지어 신비감까지 느껴질 수 있도록 독특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다.
이곳 정포에서는 1++ 등급의 소를 몇배는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독특한 방법을 제공한다.
바(bar)에 앉아서 자신만의 화로를 피워서 구워 먹는 방법인데, 전형적인 한식의 음식에
깔끔한 일식 스타일을 잘 접목시킨 곳이다. 한켠에는 기존의 전형적인 테이블이 있고, 레스토랑
가운데는 고기 바(bar)가 설치 되어 있다. 이곳에 삼발이를 얹고 숯을 올려 고기를 구워 먹는다.
보기만 해도 입에서 군침이 생기지 않는가?
고기 바(bar)앞에 한변의 와인이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보다 갑자기 1983년이라는 빈티지
에서 보통 와인이 아닐꺼 같다는 생각에 물어 보았다. 포므롤(pomrol) 지역의 와인이라고
하는데 이 한병의 가격이 무려 400만원이라고 하니, 정말 대단한 가치가 느껴졌다.
화로를 준비하는 동안 시간이 조금은 걸리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기쁨에 그정도의 여유는 부릴 수 있었다.
※ 안동한우에 관한 궁금증
안동지방은 예로부터 소를 팔고 사는 집산지로 소시장 등 소와 밀접한 인연을 갖고있는 전통적인 고장이다.경북 북부의 내륙분지인 안동은 공해없는 청정지역으로 이곳에서 기르는 한우는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을 급여받으며, 특히 적절한 일교차로 소가 쾌적한 환경에서 튼튼하게 자랄 수 있다.
출하 8개월 전부터는 항생물질류, 합성 항균제, 호르몬제 등을 일체 첨가하지 않고
오직 생균제, 호소제, 완충제를 첨가한 특수사료를 급여한다고 한다. 그리고 평균 24
개월간 사육한 650kg 이상의 완숙한 소만을 출하함으로 쇠고기 특유의 노린내가 없고,
한우 특유의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고기가 제공되기전 푸짐한 상차림이 제공된다. 특히나 이곳의 된장찌개는 맛이 일품인데,
안동에서 구해온 2년 묵은 된장에 배추 우거지로만 가득한 안동식 된장찌게는 구수하면서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쇠고기를 넣고 같이 끓여서인지 담백하면서도 진국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된장찌개다. 정갈한 반찬들은 고기와 함께 먹으면 나무랄 데 없는 모양새로 제공되었다.
감자샐러드, 오이 초절임, 무채, 양파 겉절이, 우거지 탕 등 정갈하면서 깔끔한 음식 모양새가
인상적이었다. 그사이 주인장이 숯을 준비해서 가지고 들어온다. 벌써부터 훈훈한 온기가 느껴지기 시작된다. 곱게 다져놓은 양재가루위에 숯을 하나하나 쌓게 시작한다. 잔잔한 평원위에
하나의 돌탑을 쌓는 듯한 아름다움. 정포의 음식은 눈으로 먼저 맛볼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붉으스름한 색을 머금은 숯이 한켠에 쌓이고, 1++ 등급의 한우가 놓인다. 이제 해야할 것은
타이밍. 고기를 굽는 완벽한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 소고기는 구울때 단 한번만 뒤집으면 된다.
허영만 화객이 쓴 식객 만화를 보면 은근히 달궈진 석쇠위에 첫 육즙이 떨어지기 바로 전에
뒤집어야 한다고 나온다. 육즙이 숯에 떨어지면서 불꽃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 타이밍에서 뒤집어야 한다. 그리고 반대편에 핏기가 약간 보일려고 할때 먹어야 하는 순간이다.
1++ 등급의 한우는 일반 1등급의 한우보다 일단 색깔에서 차이가 난다. 좀더 선명한 붉은색
선홍색을 띄며, 전체적으로 마블링이 고루 잘 퍼져있어서 하나의 꽃을 보는 느낌을 받는다.
때문에 전체적으로 잘 구어진 고기는 분말 녹차와 구운 소금을 섞어 만든 녹염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 모락 모락 피어나는 연기에서 은근하게 구워지는 고기. 입에서 씹히는 맛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맛이다. 전체적으로 잘 퍼져있는 마블링때문에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많은 고기의 맛을 느껴보았지만 안동한우의 육질에서는 인위적임을 받지 않았다. 수입산 쇠고기의 경우 부드러움과 씹는 맛은 느껴지지만 조금은 인위적인,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수입소와 한우의 차이는 고기를 삼킨 뒤 느낄 수 있다. 같은 포만감을 느끼지만 깔끔한 봄나물을 먹은 것 같은 느낌. 이건 바로 오염되지 않은 우리네 환경에 같이 숨을 쉬고 있는 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주소: 혜화역 4번출구에서 베스킨라빈스 뒷쪽 골목으로 30m 직진, 좌측 새마을 금고 골목
연락처 02) 766-7385
메 뉴 : 갈비살 3만 5천원, 등심 2만 5천원, 생갈비살 1만 3천원, 육회 2만원 등
와인: 3-8만원, 안동소주 1만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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